나의 글방

흔적도 없건만

다감 이정애 2022. 7. 13. 10:46

흔적도 없건만 다감 이정애 폭우 피해가 있다는데 가뭄에 목마름을 호소하던 이곳에 밤새 후드득 한바탕 요란을 떤다 아침에 나가보니 나무 밑은 빗방울의 흔적 하나 없고 주차된 차 밑에도 조용하다 언제쯤 비가 내릴는지 연일 푹푹 삶아 대고 그것도 비라고 길옆에 보이는 고구마밭에 아이들은 활짝 웃으며 잘 먹었다는 듯이 배 두드리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땅따먹기하고 있다 이슬비라도 비가 내려야 농작물이 웃는다고 말씀하시던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 어느새 고구마밭 언저리에는 엄마가 내려앉아 행복을 손에 꼭 쥐여 주며 환하게 웃음 지며 손 흔들고 계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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